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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없는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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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없는 인간

조르조 아감벤 | 자음과모음

출간일
2017-09-05
파일형태
ePub
지원 기기
PC
대출현황
보유1, 대출0, 예약중0
콘텐츠 소개
저자 소개
목차
한줄서평

콘텐츠 소개

왜 현대 예술에는 ‘내용’이 없는가?
우리는 왜 내용이 없는데도 끊임없는 예술 실험을 하는가?

과거 예술과 현대 예술의 근본적 변화에 관한 철학적 고찰
미학자 조르조 아감벤의 웅숭깊은 열 편의 에세이

우리 시대의 가장 뜨거운 사상가로 불리는 이탈리아 출신의 미학자이자 철학자 조르조 아감벤의 데뷔작 《내용 없는 인간》이 출간되었다. 현대 미학의 핵심 주제들을 사실상 모두 요약하고 있는 《내용 없는 인간》은 미적 판단의 무의미함을 인식하고 있던 사람들이나 창조의 길을 걷고 있는 예술가들에게 귀한 통찰을 제공해줄 수 있는 독특한 철학 에세이다.
아감벤은 고대의 순수 예술과 그것과는 대비되는 관객의 입장에서의 예술, 즉 미학이 개입된 현대 예술의 차이에서 비롯하는 여러 정신문화적 현상들을 분석한다. 니체 《도덕의 계보학》 《즐거운 학문》, 칸트 《판단력 비판》, 횔덜린, 플라톤 《국가》, 헤겔 《정신현상학》 《미학 강의》, 아리스토텔레스, 노발리스, 벤야민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 카프카 《성》 등 다양한 시대와 분야의 텍스트들을 면밀하게 살펴보며 왜 현대 예술가들이 내용 없는 예술을 끊임없이 실험하고 있는지, 왜 그 실험을 그만두지 못하고 있는지에 관한 철학적인 대답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열 개의 장은 각각 상이한 제목을 가지고 있지만 서로 연결되어 있고, 과거 예술과 현대 예술의 근본적 변화라는 주제의식을 분명하게 담고 있다.

아감벤에게 미학적인 인간, 즉 미적 판단을 항상 필요로 하는 인간은 곧 내용 없는 인간과 마찬가지다. 여기에서 말하는 ‘내용 없는 인간’은 현대 예술가를 의미한다. 그리고 현대 예술을 향유하는 현대인들을 지칭하기도 한다.


‘내용 없는’ 현대와 그렇지 않았던 과거 사이에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옛것과 새것, 과거와 미래 사이의 허공에 매달린
인간의 이면에 대한 예리한 포착

《내용 없는 인간》은 미적 판단을 통해 아름다움을 향유하는 우리 현대인들의 기존의 생각을 뒤엎는 책이다. 미학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묻지 않았던 질문인 “우리는 왜 매력을 느끼는가?”라는 질문에 답변을 시도하려 하기 때문이다. 이것과 더불어 “우리가 아름다움을 향유하는 방식은 아무 근거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아감벤의 선언은 매우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아감벤은 우리가 미학에 기대한 것도 없고 기대할 수도 없는 것들을 과감하게 들추어낸다. 우리가 아름다움을 향유하는 방식, 예술 작품을 통해 향유하는 감동이 아무 근거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이 작업을 통해 부각된다.

아감벤에 따르면, 예술가가 예술 작품을 자신의 존재와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던 시대, 자신이 만든 작품을 바라보며 객관적인 평가를 하지 않던 시대가 있었다. 하지만 객관적인 평가 없이는 예술 활동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하나의 변화가 일어났다. 아감벤은 과거와 현대 사이에 일어난 단절과 분리를 하나의 상실로 경험하는 예술가들과 사상가들, 시인들을 등장시킨다. 예를 들면, 2장 〈프랑오페르와 이중적 존재〉에 등장하는 화가 프랑오페르다. 그는 피그말리온처럼 자신의 작품과 하나가 되기를 꿈꾸고 그것을 조금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인물이다. 따라서 현실과 예술, 이상적인 것과 예술 작품을 구별하지 못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예술은 수사학적인 차원의 기호에 불과하다”라는 주장을 펼치는 수사학자들의 견해에 부딪히면서 모순에 빠지고, 결국은 예술가의 관점에서 관람자의 관점으로 돌아서면서 결국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의 작품마저도 이중화되는 과정을 겪는다.
17세 중반 유럽에서 등장한 취향의 인간 역시 프랑오페르와 비슷한 과정을 겪는다. 취향을 ‘하나의 완벽한 느낌을 확보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라고 정의한다면, 취향이라는 미학적 도구를 활용하는 취향의 인간은 어떤 예술 작품의 완벽한 특징에 주목할 수 있다. 하지만 그로 인해 동일한 예술 작품 자체에 무관심해진다는 결점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 바로 취향의 인간이다. 왜냐하면 창조할 수 있는 모든 힘을 취향이라는 형태의 미적 판단으로 집중시키기 때문이다. “취향의 인간은 스스로에게 상실을 강요하는 퇴폐적인 인간의 표본이다. 이중적인 존재로서의 예술가나 취향의 인간과 마찬가지로 수집가 역시 동일한 상실을 경험한다.” 그리고 “취향의 인간이 균형을 갖추고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사이에 ‘예술가’는 균형을 잃고 평범한 것과는 거리가 먼 차원에 들어선다.” 결국 객관적인 평가 없이는 예술 활동이 불가능한 시대에서 오로지 예술가를 위한 예술은 사라졌다는 상실의 아픔을, 우리 현대인들이 경험하고 있는 ‘내용 없음’을 아감벤은 예리하게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예술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예술을 어떻게 예술 본연의 자리로 되돌릴 것인가?

우리의 미적 판단에 대한 통념의 전복, 새로운 통찰
관객을 위한 예술이 아닌 ‘예술가를 위한 예술’을 위한
시대-의사 아감벤의 뜨거운 외침

아감벤의 말처럼, 우리가 예술을 높이 평가할 수 있게 된 것은 예술의 사라짐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그리고 이에 상응하는 것은 취향의 등장과 천재의 사라짐이다. 지금도 우리는 회화와 조각, 나아가 춤, 음악, 문학에 이르는 다양한 정신문화를 바라보며 무의미한 판단의 오류를 반복하고 있다. 예술의 드높은 정신세계를 향해 매진하는 예술가들의 노력을 아무 근거도 없는 미적 판단과 취향으로 비판하고 무효화하면서 보다 빠른 속도로 단절과 분리의 상황을 만들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가 어느 지점에까지 이르렀는지 전혀 의식하지 못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아감벤이 밝히고 있듯 미적 판단의 퇴폐적인 성향이 기능화되는 상황, 단절의 역사가 이미 오래전부터 지속되어왔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렇게 단절된 환경 속에서 우리가 아름다움을 느끼고 향유하는 모든 방식이 무의미하다는 결론은, 예술 작품에 우리가 매력을 느낌으로써 우리 스스로 결코 빠져나올 수 없는 무지함이라는 블랙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용 없는 인간》은 아감벤이 스물여덟의 청년일 때 서양 문화를 배경으로 쓴 책이다. 시대적 ? 공간적 배경에 차이가 있지만, 그럼에도 지금 우리 사회에도 귀중한 통찰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읽힐 가치가 있는 저작이다. 그의 말처럼, 우리 역시 “취향의 인간이 균형을 갖추고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사이에 예술가는 균형을 잃고 평범한 것과는 거리가 먼 차원에 들어”선 사회가 되었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우리에게 관건이 되는 것은, ‘아름다움’이라는 개념을 다름 아닌 미학으로부터, 관람자의 느낌으로부터 정화시켜 예술을 예술의 창조자, 즉 예술가의 관점에서 바라보도록 하는 일이다.”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중요하게 평가되고 지속적으로 조명 받는 사상가 조르조 아감벤. 그의 데뷔작 《내용 없는 인간》의 출간을 계기로 우리 시대의 예술, 우리 삶의 한복판을 들여다보며 치열하게 묻고 답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이 다양하게 열릴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저자소개

조르조 아감벤 (Giorgio Agamben, 1942~) 우리 시대의 가장 도전적인 사상가 중 한 사람인 이탈리아의 철학자이자 미학자. 발터 벤야민과 마르틴 하이데거로부터 깊은 영향을 받은 그의 사유 탐험은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모리스 블랑쇼, 자크 데리다, 질 들뢰즈, 장 뤽 낭시, 안토니오 네그리, 알랭 바디우 등 현대 사상가들만이 아니라, 플라톤과 스피노자 같은 고대와 중세 철학자, 유대-기독교 경전의 이론가와 학자들에까지 걸쳐 이어져왔다. 《도래하는 공동체》, 《유아기와 역사》 등 초기 저작에서부터 ‘호모 사케르’ 3부작, 《세속화 예찬》, 《빌라도와 예수》 등으로 이어져 온 근래의 저작에 이르기까지, 독특한 문학이론과 정치사상, 종교 연구, 문학과 예술의 융합이 투여된 그의 저작들은 나올 때마다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윤병언 서울대학교에서 작곡을 공부했고, 이탈리아 피렌체 국립대학교에서 미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지금은 번역가로서 이탈리아의 인문학과 문학 작품을 국내에 활발히 소개하고 한국 문학 작품을 해외에 알리는 일에 힘쓰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마리아피아 벨라디아노의 ≪못생긴 여자≫, 조르조 아감벤의 ≪행간≫, 에리 데 루카의 ≪나비의 무게≫, 필리페 다베리오의 ≪상상박물관≫, 알레산드로 마르초 마뇨의 ≪맛의 천재≫ 등이 있다. 또한 대산문화재단 번역지원 대상자로 선정되어 가브리엘레 단눈치오의 ≪인노첸테≫를 한국어로, 이승우의 ≪식물들의 사생활≫을 이탈리아어로 옮겼다.

목차

1장 가장 두려운 공포에 관하여
2장 프랑오페르와 그의 이중적 존재
3장 취향의 인간과 분열의 변증법
4장 기적의 방
5장 시보다 시에 대한 평가가 중요하다는 로트레아몽의 말
6장 스스로를 파괴하는 무(無)
7장 하나의 얼굴로 드러나는 결핍
8장 포이에시스와 프락시스
9장 예술 작품의 원천적인 구조
10장 우울한 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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